35번 국도(State Highway 35)는 뉴질랜드에서 천천히 달릴수록 보람이 큰 길로 손꼽혀요. 이곳에서는 기름, 영업시간, 폭풍 피해가 다른 곳보다 훨씬 큰 변수예요. 그러니 정해 둔 도착 시간보다 해가 떠 있는 시간과 현지 상황에 맞춰 일정을 짜세요.
기즈번에서 톨라가 베이까지
기즈번에서 기름을 가득 채우고 장을 본 뒤 출발하세요. 해안 마을에 들를 때는 가게나 시설이 다 열려 있으리라 기대하지 마세요. 톨라가 베이(Tolaga Bay)는 첫날 밤을 보내기에 찾기 쉬운 곳이고, 차 대신 걸어서 둘러볼 여유도 생겨요.
땅이나 해변 진입로가 공공 구역인지 확실하지 않으면 어디서든 허락부터 구하세요. 마라에(marae, 마오리 공동체의 집회 장소), 우루파(urupā, 마오리 묘지), 운영 중인 농장은 예전 온라인 댓글에 뭐라고 적혀 있든 마음대로 캠핑해도 되는 곳이 아니에요.
케이프를 돌아서
토코마루 베이(Tokomaru Bay)와 테 아라로아(Te Araroa)는 오래 머물수록 좋은 곳이에요. 전망 포인트 사이사이 자리한 마을까지 눈에 들어오거든요. 좁은 굽잇길에서는 욕심내지 말고 조심해서 달리고, 가축, 자전거, 도로 공사를 만날 각오를 하세요.
이스트케이프 등대로 빠지는 길은 긴 계단을 올라야 하고 접근로도 외져요. 출발 전에 도로 상태를 확인하고, 막판에 휴대폰으로 캠핑장을 찾을 수 있으리라 기대하지 마세요.
와이하우 베이를 지나 마무리
날씨가 안정적이라면 와이하우 베이(Waihau Bay)에서 오포티키로 이어지는 해안이 비교적 순한 마지막 구간이 돼요. 폭풍으로 국도가 막히거나 파손될 수 있으니 아침마다 지자체와 Waka Kotahi(뉴질랜드 교통청) 공지를 확인하세요.
기름을 넣고, 장을 보고, 다음 일정을 정할 수 있게 해가 있을 때 오포티키에 도착하세요. 생각보다 운전에 신경을 많이 썼다면 지친 채로 타우랑가나 로토루아까지 밀어붙이지 말고 오포티키에서 하룻밤 묵으세요.
속도를 늦추는 게 핵심인 루트
케이프를 도는 35번 국도는 한 시간을 달려도 사람을 거의 만나지 않는, 뉴질랜드에 몇 남지 않은 곳이에요. 대표 관광지라고 할 만한 곳은 없어서 그런 걸 기대하고 온 사람은 대개 실망해요. 길과 만, 그리고 이 느린 속도 자체가 이 루트의 매력이에요.
최소 3일은 잡으세요. 기즈번과 오포티키 사이를 2일 만에 몰아치면 들르지도 못한 곳들을 스쳐 지나가는 긴 운전이 될 뿐이에요. 이 루트를 망치는 유일한 방법이 바로 그거예요.
- 케이프는 최소 3일
- 대표 관광지는 없음
- 아무도 마주치지 않는 게 매력
편의시설과 신호가 정말 드문 곳
주유소가 띄엄띄엄 있긴 하지만 어디에나 있지는 않고, 영업시간이 짧고, 카드 결제가 가끔 안 되기도 해요. 현금을 챙기고, 기즈번과 오포티키에서 기름을 가득 채우고, 주유소를 지날 때 기름이 절반 넘게 남아 있어도 보충하세요.
휴대폰 신호가 긴 구간에서 끊겨요. 필요한 건 미리 내려받고, 대략적인 일정을 누군가에게 알려 두고, 길 위에서 뭘 찾아보거나 미리 전화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지 마세요.
마오리 부족의 땅과 작은 마을을 지나는 길
케이프는 대부분 마오리 소유의 땅이고, 길을 따라 있는 마을은 작고 서로 가까워요. 많은 곳에서 프리덤 캠핑(캠핑장이 아닌 공공장소에서 하룻밤 머무는 것)이 제한되고, 예의를 지키리라는 현지의 기대도 높아요. 특히 마라에, 우루파, 해변 진입로 주변에서 그래요.
짐작하지 말고 물어보고, 동네 가게에서 물건을 사고, 아무도 말리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아무 데서나 캠핑하는 일은 절대 하지 마세요. 이곳의 환대는 진심이고, 그 환대는 방문객이 잘 처신해야 이어져요.
- 애매한 곳은 캠핑 전에 꼭 묻기
- 동네 가게 이용하기
- 마라에와 우루파는 관광지가 아님
이스트케이프 등대와 첫 해돋이
등대까지는 자갈길 끝 주차장에서 계단을 약 700개 올라야 해요. 그 대가로 뉴질랜드 본토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곳에 서게 돼요. 특히 하지나 동지 무렵이라면 일찍 일어날 가치가 충분해요.
진입로는 비포장이고 비가 온 뒤에는 험할 수 있어요. 가기로 정하기 전에 도로 상태와 렌터카 계약 조건을 확인하고, 거리만 보고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넉넉하게 시간을 잡으세요.
정말 들러 볼 만한 곳
톨라가 베이 부두는 600미터가 넘어 뉴질랜드에서 가장 긴 부두이고, 끝까지 걸어가 볼 만해요. 토코마루 베이에는 옛 냉동육 가공 공장의 폐허와 정말 좋은 해변이 있어요. 테 푸이아 스프링스(Te Puia Springs)와 와이피로 베이(Waipiro Bay)는 작고 조용해서 계획 없이 들러도 좋은 곳이에요.
티키티키(Tikitiki)의 세인트 메리 교회(St Mary's Church)는 뉴질랜드에서 손꼽히게 인상적인 실내를 지녔어요. 안쪽 전체가 조각과 투쿠투쿠(tukutuku, 마오리 전통 격자 장식 패널)로 꾸며져 있고, 응가티 포로우(Ngāti Porou) 부족 출신 전사자를 기리기 위해 지어졌어요. 문이 열려 있고 무료인데도 대부분 모르고 그냥 지나쳐요.
힉스 베이(Hicks Bay)와 테 아라로아가 북쪽 끝이고, 테 아라로아의 포후투카와는 뉴질랜드에서 가장 큰 나무라고 알려져 있어요. 여기서 등대 가는 길까지는 금방이고, 그다음 서쪽으로 오포티키를 향해요.
시기와 계절
여름에는 해안을 따라 포후투카와가 꽃을 피워요. 이 루트를 대표하는 풍경이죠. 작은 마을은 크리스마스 무렵에 가장 붐비고, 그 밖의 시기에는 길이 거의 텅 비어 있어요.
겨울은 조용하고 푸르지만 편의시설이 더 줄어들고, 운전 자체가 핵심인 루트인데 낮이 짧아요. 날씨와 한적함을 모두 잡기에는 가을이 가장 좋아요.
- 포후투카와는 12월에 개화
- 가을은 날씨와 한적함의 균형
가는 길에 들를 곳
길 위에서도 함께
경유지를 저장하고, 여행 전체를 계획하세요.
저장한 장소로 순서가 정해진 경로를 만들고, 거리를 계산하고, 날짜·메모·할 일을 함께 붙여 두세요.



